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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교양

인체의 가장 특별한 부분, 심장 3편

혈액의 장거리 여행

인체의 가장 특별한 부분 1편과 2편에 나온 내용을 바로 혈액순환이라고 부릅니다. 여러분도 벌써 느꼈겠지만, 혈액순환이라는 것은 여러 갈래로 갈라진 아주 복잡한 도로망과 다를 바 없습니다. 그 도로망을 통하면 신체의 어떤 부분이든 도달할 수 있답니다. 여러분이 이 길을 통해 운반하는 것은 에너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에너지는 모든 장기와 세포 조직이 성장하고 제 할 일을 잘할 수 있기 위해 꼭 필요한 것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혈액 순환은 한 가지가 아니라 대순환과 소순환의 두 가지로 이루어집니다. 소순환은 한마디로 폐를 통과하는 것을 말합니다. 소순환은 이산화탄소를 실은 혈액이 우심실로부터 나와서 폐동맥으로 흘러 들어가는 지점에서 시작합니다. 이때 혈액은 쓸모없는 짐인 이산화탄소를 신선한 산소와 교환합니다. 소순환은 산소를 실은 혈액이 심장의 좌심방으로 돌아오는 곳에서 끝납니다. 

폐순환

대순환은 혈액이 나머지 온몸을 통과하는 것을 말하지요

대순환은 혈액이 머리와 몸과 팔과 다리를 향해 흩어지기 위해 우심실로부터 폐동맥 속으로 뿜어져 나오면서 시작됩니다. 혈액이 쓰레기를 싣고 정맥을 통해 심장으로 돌아와 우심방 안으로 들어오면 대순환이 끝난답니다.

 

이 과정에서 좌심실은 우심실보다 더 많은 일을 합니다. 왜냐하면 좌심실의 혈액이 먼 길을 통해 온몸에 닿도록 하기 위해서는 우심실의 혈액을 짧은 폐동맥 안으로 뿜어낼 때보다 훨씬 더 많은 힘이 필요하기 때문이지요. 바로 그러한 이유 때문에 좌심실은 우심실보다 병에 걸리기 쉽답니다.

 

혈액이 두 가지 순환을 통해 달리는 구간의 길이는 정말 어마어마합니다. 인간 몸속의 동맥과 정맥, 가는 핏줄과 모세혈관까지 다 합하면 14만킬로미터라는 믿을 수 없는 길이가 나옵니다. 이 정도의 길이가 되려면 지구의 적도 부분을 세 바퀴 반 돌아야 하지요. 아니면 이렇게 계산해도 됩니다. 세 사람의 핏줄만 모으면 지구와 달을 연결할 수 있습니다. 정말 현기증이 날 정도로 먼 거리입니다.

혈관 이미지

그런데 혈액 순환의 경로를 따라 본 우리의 여행은 아주 흥미롭기도 했지만, 한 가지 단점이 있었죠. 그건 심장과의 만남이 너무 빨리 지나가 버려서, 도대체 그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정확하게 알기 어려웠다는 겁니다. 전체 일주에 1분도 채 걸리지 않았으니까요. 그러니까 혈액이 몸의 모든 부분을 한번 통과하는데 그 시간이면 충분했던 것입니다. 이제 심장이 정확하게 무슨 일을 하는지, 어떻게 움직이는지 다시 한 번 천천히 살펴보기로 합시다.

 

심장박동은 펌프질과 같다.

여러분이 직접 경험해 봤듯이 심장은 혈약을 빨아들였다가 다시 밖으로 밀어냅니다. 그러니까 심장은 빨아들이고 밀어내는 행동을 동시에 해내는 펌프와 같습니다. 

심실이 오므라들면 혈액은 심장으로부터 동맥으로 밀려 나가고, 그 순간 심방이 늘어나면서 막 도착한 혈액이 동맥으로부터 심장 안으로 빨려 들어옵니다. 이렇게 빨아들이고 다시 뿜어내는 과정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심장박동이지요. 우리가 힘든 일을 하거나 흥분할수록 심장박동을 더 분명하게 느낄 수 있지요.

심장박동 이미지

그리고 여러분 눈에 띄었던 여러 가지 심장 판막들은 혈액이 역류하지 못하도록 돕는 일을 합니다. 또한 다리에는 많은 정맥 판막이 있어서 서 있을 때 혈액이 발로 몰리지 않도록 해 주지요.

 

심장이 인간 몸속에서 전체 혈액량인 5리터 정도를 1분 안에 몸 전체로 펌프질해 내려면, 1분동안 약 70회의 박동을 해야 합니다. 그 말은 우리 심장은 1년에 4천200만 회의 박동을 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75세가 되었을 때 심장은 30억 회의 박동을 한 셈입니다. 상상하기 어려운 엄청난 숫자죠.

 

또한 이 기간 동안 심장으로부터 펌프질을 통해 온몸으로 나간 피의 양 역시 상상이 불가능할 정도로 어마어마합니다. 그 양은 2억 리터로, 거대한 유조선을 다 채울 수 있을 정도입니다. 심장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일을 하고 있는 것이지요. 어떤 기술자도 그만큼의 일을 하면서 그렇게 오랫동안 지탱할 수 있는 모터를 만들어 내지 못할 겁니다. 게다가 인간의 심장은 절대 쉬는 법이 없습니다. 잠도 자지 않으며 휴식을 갖지 않습니다. 심장은 자궁 안에 있는 태아가 4주째가 될 무렵부터 뛰기 시작하며 죽음이 찾아와야 비로소 멈춥니다.